인텔 맥 미니에 리눅스 설치하기


배경

그동안 쓰던 맥 미니(Late 2012)를 집 서버로 잘 쓰고 있었지만, 다음과 같은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.

  • OS 버그인지 뭔지 간혹 파일을 지워도 남은 용량이 돌아오지 않는 문제가 있었다.
  • 사진 관리의 불편함 - iPhotos를 써서 사진들을 관리하고 있었는데, 아무래도 애플의 부실한 지원 덕분에 사진 추가하려고 핸드폰을 연결시키거나 메모리 카드를 꽂는게 조금 불편했다.
    • 거기다가 종종 백그라운드 프로그램이 CPU 100%를 먹는데 은근 불편했다.
  • Homebrew 패키지들이 소스 컴파일을 요구하고 뭔가 설치하는게 엄청 오래걸리게 됨.

환경

이전 글과 완벽하게 상반된 상황이다. 10년 이상 오래된 맥 미니는 여러가지 면에서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지만, 몇가지 좋은 점도 있었다.

  • 256GB의 삼성 840 SSD + 1TB 애플(아마도 히타치 제조) 하드디스크 - 딱 이 시절의 2~3개 맥 미니 모델만 개조를 통해 하드디스크를 2개 달 수 있었다. 하드디스크와 SSD의 과도기 시절이라 퓨전 드라이브니 뭐니 시도를 했는데 그 부산물인듯?
  • 4GB 램을 듀얼채널 16기가로 업그레이드해서 나름 돌아갈 건 돌아간다?
  • UEFI를 쓰기 때문에 추가 OS 설치가 나름 잘 된다.
  • HDMI와 Mini DP output이 있어서 디스플레이 연결도 잘 된다.

리눅스 설치

예전에 준비했던 Ventoy USB가 이번에도 큰 역할을 했다. 부팅할 때 Alt를 누르면 UEFI 선택 화면이 나올 줄 알았는데 Alt가 아니라 다른 버튼이었던 건지 하여튼 여러번 재시도한 끝에 USB 선택 화면을 볼 수 있었다. 다만 기본 부팅 모드가 아니라 GRUB2 모드를 사용해야 한다고 해서 별 생각없이 그 조언에 따라 모드를 바꾸고 부팅했다.

Arch linux 설치

이전 글과 비슷한데, 거기서 달라진 점은 다음과 같다.

WiFi / Bluetooth를 담당하는 드라이버를 구동하려면 펌웨어가 있어야 하는데, 설치 미디어에 기본적으로 포함되어 있지 않아서, 처음에는 유선랜 + 유선 USB 키보드/마우스를 준비하고 있어야 제대로 설치할 수 있다. 설치 이후에 조금 설정하면 나중엔 사용 가능.

어지간한 것들은 기본값으로 설정했지만, 루트 파티션을 btrfs로 변경하고, 부트로더로 systemd-boot를 쓰게 되었다는 게 변경된 점이다. 서버에서 immich.app을 돌릴 생각인데, 그럴려면 btrfs 드라이버를 쓸 수 있는 게 좋을 것 같아서 한번 츄라이 츄라이. systemd-boot는 다른 맥미니 리눅스 유저가 그걸로 쓰는 것 같고, 멀티부트를 생각하지 않아서 굳이 Grub을 쓸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.

3단계: 리눅스 설정

이번에는 서버를 주로 염두에 두다보니 이런저런 것들이 바뀌게 되었다.

  • 기본적으로 GUI를 띄우지 않게 했다. 데탑은 lightdm이 기본으로 실행되는데, 서버는 콘솔이 뜨게 했다는 뜻
  • 기왕 인텔 내장 GPU니까 wayland를 쓰자 싶어서 sway를 설정해 봤다. awesome과 몇몇 부분이 살짝 달라서 아직 익숙하진 않은데, 여튼 동작에 문제는 없다.
  • 입력기로 fcitx5를 설정
  • 브라우저는 firefox. chromium의 경우 아직 wayland 지원에 콘솔 옵션이 조금 필요해서…
  • VSCode도 비슷하게 옵션을 조금 줘야 하는데, 입력기 설정이 잘 달라붙지 않고 있어서 한글 입력이 안된다!

결론

돌아간다. 좋은 점은 이 컴은 항상 켜놓고 있기 때문에 이제 잠깐 컴퓨터 쓰고 싶으면 그냥 모니터만 켜고 키보드를 블루투스 모드로 살짝 바꾼 다음에 빠르게 로그인 + sway만 입력하면 바로 GUI 사용 가능이라는 점이다. 꽤나 마음에 들어서 데탑용 모니터까지 추가로 연결해서 멀티 모니터 환경도 설정해볼까 싶다.